2019/11/04 13:49

자기만의 방 천만권의 책읽기



오래전에 읽었던 책이었는데
다시 읽으니 그때 보이지 않던 구절들이 눈에 들어 온다.
돈과 자기만의 방이 여자에게 필요하다 한 작가의 말이  
세상 경험이 없고 뭐든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자신감이 차고 넘치던 어릴때에는
 '그게 어려워?' 라며 호기롭게 생각했었다.
살아보니....... 
돈도, 나만의 방은 커녕 나만의 시간도 쉽게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절실히 느낀다.
아이들 책상이 비어 있을때 잠시 빌려쓰고, 주방 식탁 한 켠에 앉아 책을 읽다가 밀어두고, 늘 나만의 공간을 갈구했다.
그러다 찾은 결론 ....
거실의 티비를 안방으로 넣어버리니 티비를 따라 방으로 들어간 남편이 방에서 나오지 않는다.
거실 중앙에 나의 테이블을 따로 두고 나의 노트북, 나의 책들을 널어 놓았다.
식구들이 각자의 방에서 잠이 든 늦은 밤에도 거실은 환하다.
모두가 잠든 시간이 나에게는 오롯이 혼자인 시간이 되고, 혼자인 시간을 누리다 보면 어느새 아침이 될 때가 많다.
"또 나 혼자 자게 두고 밤샌거야? 잠은 자야지...." 하며 
출근 준비하러 일어난 남편이 투정을 섞어서 걱정을 쏟아 놓는다. 
정말 수면 시간이 일정하지 않아서 피곤할 때도 있지만 또 나름 쪽잠도 자고, 늘어지게 잘때도 있으니 괜찮다.
아직 완벽한 나만의 방을 갖지는 못했지만 충분히 감사하고 기쁘다.
100년 전 데뷔한 작가의 시대와 많이 달라졌다고, 달라지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여전히 공감하고 있다는 것은 변화의 속도가 지극히도 더디다는 증거일 것이다. 

<자기만의 방> 버지니아 울프, 이미애 옮김, 2016년 민음사 


덧글

  • 명품추리닝 2020/06/22 23:38 # 답글

    아... 눈물날 것 같아요.
    저희 엄마도 환갑이 넘어서야 자기만의 방을 가지셨거든요.
    나이가 들수록 내 방, 내 책상은 더 필요한 것 같아요.
  • sempre 2020/06/23 23:26 # 답글

    ^^*
    누구든 자기만의 공간, 혼자만의 시간이 필요한 것 같아요.
    아이들도 좁은 공간에 들어가 숨어있는 것을 좋아하는 것처럼
    저도 저만의 다락방이 간절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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