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3/31 20:12

네 개의 서명 천만권의 책읽기

<네 세계의 서명> 코난 도일, 아이브러리, 2009년

2020/03/30 22:17

착각은 자유지만 혼자 즐기세요 천만권의 책읽기

<착각은 자유지만 혼자 즐기세요> 장한이, 이다북스, 2019년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 데모크리토스는 
" 바보만이 죽음을 겁낸 나머지 나이를 먹는다." 고 했고, 
스웨덴 영화감독 잉그마르 베리만은 
" 나이가 든다는 것은 거대한 산을 타는 것과 같다. 
올라가는 동안 힘이 빠지지만, 동시에 시야는 더 자유로워지고, 
더 넓어지며, 더 고요해진다" 고 했다. 
겁 없이 나이를 먹어가는 건 
세상을 배우면서 현명해지는 과정이다.

작가님은 하루 중 겪을 수 있는 대수롭지 않은 일들을 무심히 지나치지 않았다.
예민하게, 특별하게 느끼고 그 느낌을 정리해 글로 남기면서 스스로를 위로한다. 
보다 나은 사람으로 성장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는 작가의 태도가 고스란히 전해지는 책이다.
평범한 하루를 겨우 보내고서 내가 뭘하고 보냈는지도 모르고 피로만 쌓여 지쳐만 가는 이들에게
수고했다고 그렇지만 열심속에서 작은 여유를 만들어 행복해지자고 한다.
다른 이들을 위한 것이 아니라 오직 스스로를 위하여.........


 

2020/03/29 20:15

직지 1, 2 천만권의 책읽기

<직지 1,2> 김진명, 쌤앤파커스, 2019년

살인사건으로 시작된 추적이 저 멀리 유럽으로 날아가고 시간을 거슬러 중세로 데려간다.
정신없이 읽다보니 1권이 끝나버렸고 궁금증과 기대를 안고 2권을 펼쳤다.
직지와 구텐베르크.......
이런 모티브로 어마어마한 이야기가 탄생되다니......놀라울 따름이다.
햇볕 좋은날 베란다 벤치앉아 해가 다 넘어가도록 읽었는데 마지막 페이지를 덮을때는
세계를 숨차게 돌아다니며 여행을 하고 온 것 처럼 나른해 졌다.  


2020/03/28 22:24

모닥불 천만권의 책읽기

<모닥불> 잭 런던, 아이브러리, 2009년

나로서는 상상도 되지 않는 영하 50 ºC의 추위.....
동상으로 감각이 마비되어가는 상황에 처한 주인공이 모닥불을 피워 몸을 녹여보려 한다.
성냥도 마른 나무가지도 있지만 
불씨를 만들어 모닥불을 피우기는 쉽지 않다.
동상으로 얼어버린 손가락을 움직일 수가 없다.
얼어버린 발로 캠프까지는 가기는 너무나 멀고 점점 더 더뎌만 간다.
짧은 단편을 읽는 내내
인간의 의지로 모닥불을 피워낼 수 있을지 긴장하며 읽었다.
두려움과 고통을 참으며 모닥불을 피워내려는 주인공에 대한 심리묘사와 상황묘사가 
눈에 보이는 듯 실감이 나서 바짝 뒤쫒아 가는 느낌이 들 정도였다.
얼른 따라가서 모닥불을 피울 수 있게 돕고 싶을 만큼......    




2020/03/27 21:59

또 이따위 레시피라니 천만권의 책읽기

<또 이따위 레시피라니> 줄리언 반스, 공진호 옮김, 다산책방, 2019년

요리를 하기위해 주방을 잔뜩 어질러 놓고, 펼쳐 둔 요리책을 넘겨다 보며 투덜거리는 .....
분주한 남자의 모습을 상상하니 너무 재미있다. 
어려서부터 할머니를 따라 부엌일을 도왔던 나는 음식 솜씨가 아주 좋은 것은 아니지만 
먹을만하게, 보기에는 근사하게 만들어 낼 수 있다.
결혼하고도 집안의 대소사를 치르며 대가족 음식을 만드는 일을 많이 했기에 
지금은 20명이 먹을 상차림을 차리는 것 쯤이야 겁없이 혼자 해낸다.
모두의 입맛에 맛게,모두에게 맛있는 음식을 만드는 것을 포기하고 
그저 못먹어 배곯는 시대가 아님을 감사하며 
한끼 먹을만한 음식을 내 능력껏 만들어 내면 된다는 생각으로 차려냈다.
처음 부터 잘 할 수 없는 것은 당연했고, 음식의 양을 가늠하는 것도 자꾸 해봐야 알게 되는 것이니
요리책을 이것저것 사다가 참고하며 준비하던 생각이 난다.   
처음 김치를 담던 날 무작정 배추를 3포기를 사다 놓고 요리책을 펼쳤다.
친정에서 엄마가 김치 담그시던 것을 떠올리며 시작하려는데 
딱, 난감했다. 
요리책을 봐도 잘 모르겠고, 요리책의 배추크기와 나의 배추크기가 달랐고, 
소금의 양도 양념의 양도 전혀 알 길이 없었다.
그 당시는 스마트폰도 없을 때여서 친정엄마에게 전화를 했더니
소금 '적당히' 뿌려서 절여두고, 
양념을 만들 때 설탕을 '거짓말같이 조금' 넣으란다.  
거짓말 같이 조금이라니 그게 무슨말이냐고 황당해 하는 내 목소리에 엄마는 깔깔깔 웃음보가 터지셨다.
곁에 친구분들과 같이 계셨던지 다 같이 웃으시며 
"얼른 가봐~"
"그래, 가서 해주고 와." 하는 말소리가 섞여 들렸다.
" 니가 무슨 김치를 한다고.... 기다려. 엄마가 갈게...."
그날 엄마와 김치를 담그면서도 소금 '적당히', 설탕 '거짓말같이 조금'이라는 레시피를 배울수는 없었다.
그래도 같이 해본 경험이 그 다음에는 큰 도움이 되었다. 
이 책 덕분에 20년전의 일을 추억할 수 있어서 좋았고, 
여전히 건강한 모습으로 계셔서 든든한 엄마께 감사한 마음이다. 


2020/03/26 21:29

탕자 돌아오다 천만권의 책읽기

<탕자 돌아오다> 앙드레 지드, 아이브러리, 2009년

10년이 넘도록 교회를 떠나 살다가 다시 나가게 되었다.
세례를 받기 위해 교육을 받고 문답식을 하는 과정에서 교회에 나오게 된 사연을 이야기하게 되었다.
모태신앙은 아니지만 학교들어가기 전부터 교회 유치부에 나가기 시작했고, 고3때 부터 공부를 핑계로 나가지 않다가
대학에 들어가면서 아예 발길을 끊었었다.
결혼을 하고 편찮으신 시부모를 모시고 살면서 시아버님이 돌아가신 후에 49일 동안 매일같이 상식을 지어 올리는 일도 했었다.
일년에 추석, 설날을 포함해 9번 제사를 지내는 종손며느리 노릇을 하느라 교회는 까맣게 잊었다.
두 아이를 아들과 딸을 낳아 기르며, 여전히 파킨슨병으로 고생하시는 시어머님을 간병하느라 지쳐있을 시기에 
다시 교회에 나가게 되었다.
그 계기는 나의 의지가 아니었다.
시어머님이 잠시 산책을 나가셨다가 만난 분과 같이 오셨는데 아파트 바로 옆에 있는 교회에 같이 다녀왔다하시며
교회에 나가겠다고 선언하신 것이다.
그 뒤로는 교회사람들이 집으로 자주 찾아왔다. 
몸이 불편한 어머님을 위해 집으로 와서 같이 예배를 드리는 경우가 잦았기에
나는 또 그 손님치레가 버거워져 더 지쳐갔다.
시어머님이 주일에 같이 교회가자고, 혼자 가실수 없는 몸 상태라 집에 계셨으면 좋겠는데, 데려다 달라고 하시며 보채시니 
그 또한 나를 더 지치게 했다. 
결국 휠체어에 모시고 갔다가도 몸 상태가 더 나빠지면 예배를 마치기도 전에 다시 모시고 와야하는 경우가 잦았다. 
더구나 두살바기 작은애를 등에 업고  휠체어를 밀고 다니는 것이 너무 힘들었다. 
고집을 피우는 어머님이 못마땅한 남편은 화가 나 있었고, 굳이 어머님을 모시고 나가는 나를 돕는 일을 거부했다.
남편의 뜻을 무시한다는 생각이 컸던지 평소에는 잘 봐주던 아이도 그 시간에는 봐주지 않고 화를 내며 잠을 자버렸다.
그렇게 엉망이었던 시간이 어떻게 지났는지 지금 생각하면 고개가 절로 흔들어 진다.
결국 나 부터 마음을 바꿔먹고 내가 마음을 바꿀 수 있었던 생각을 남편에게 얘기했다.
평소 바깥출입을 거의 못하시는 어머님이 일요일 잠시라도 외출할 수 있는 핑계로 삼아 교회에 모시고 가자고 했다.
몸상태가 더 나빠지면 그 마저도 할 수 없을테니 몇 번이나 더 할 수 있을지 모르는 일이라 강조했다.
더불어 나도 집밖으로 나가지 못하는 데 그렇게 라도 같이 다니자고 부탁했다.
그래서 남편이 져주었다.
날씨가 좋은날 온가족이 교회로 나서면 아파트 돌아나서는 길에 핀 꽃을 보고 어머님이 참 좋아하셨고 
아이들도 덩달아 좋아서 뛰었다. 
다 같이 웃을 수 있는 시간으로 바뀐 것이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그럴 수 있었던 시간은 점점 줄어갔다.
비가 오거나 바람이 세거나 눈이 많이 오면 교회에 모시고 갈 수가 없었다. 
어머님이 너희들이라도 다녀오라고 떠 미셔서 할 수 없이 어머님만 집에 계시기도 했는데
점점 그횟수가 늘어나고 한달에 한번도 어려워 어쩌다 한번...... 결국 어머님은 교회에 다니실 수 없게 되었다. 
그렇게 집에서 온종일 기독교 방송을 틀어놓고, 괴로운 몸을 감당하시며 시간을 보내시는 것이 일상이 되셨다.  
시어머님덕분에 다시 교회에 나가게 된 나의 사연을 들으신 장로님 한분이 웃으시며 
나에게 돌아온 탕자라 하셨다. 
성경에 나온 탕자 이야기를 알고 있었기에 적절한 비유라 생각했다.
.....
앙드레 지드의 <탕자 돌아오다>는 성경의 내용과 확연히 다른 해석이다.
생각의 전환이 탁월하다.    
앙드레 지드가 세대를 앞서간 걸까?  
탕자나가서 경험한 고된 일들로 깨닫고 얻은 것들은 무엇이 중하고 우선되는지 고민할 수 있는 기준을 찾도록 해준다.
당연한 줄 알고 있던 성경적 해석(아버지, 형, 엄마)에 반하는 해석(탕자) 또한 너무나 설득력있다.
가족과 탕자의 대화는 팽팽한 줄다리기 같다. 
단순하게 보면 3대1이라 불리한 입장인데 말이다.
........
탕자의 동생이 집을 떠난다. 
또 다른 세상을 만나기 위하여.....
  

2020/03/25 19:47

기생충이라고 오해하지 말고 차별하지 말고 천만권의 책읽기

<기생충이라고 오해하지 말고 차별하지 말고> 서민, 샘터사, 2017년

글 재미있게 쓰시는 서민교수님이라서 믿고 읽었다.
구역질나게 징그럽고, 거부감을 떨칠 수 없었던 기생충 이야기를 읽고도 
맛있게 밥을 먹을 수 있을 만큼 내 비위가 강해진 것일까?
기생충이야기에 삶을 더해 풀어낸 재미있는 글이 기생충에 대한 반감이 줄어들도록 기여한 이유도 분명히 있다. 
기생충약을 정기적으로 먹었던 예전에 비해 구충제를 언제 먹었던가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그러니 별 신경을 쓰지 않고 그저 잊고 살던 기생충 이야기보다 
기생충을 연구하며 글을 쓰는 교수님의 사람 사는 이야기에 집중할 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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