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5/21 14:19

선의 법칙 천만권의 책읽기

이제 엄마에게 필요한 것은 시간이었다. 
슬픔과 죄책감과 연민을 삭일 시간,
 신기정은 엄마를 홀로 있게 해주려고 자리에서 일어섰다. 
" 추웠겠네."
엄마가 나지막이 말했다. 
말투는 온순했으나 의미를 짐작하기 어려웠다.
 신기정은 엄마를 쳐다봤다.
 엄마가 턱을 가슴팍까지 숙여 떨어뜨렸다. 
고개를 하도 수그려서 목이 부러진 것 처럼 보였다.
 엄마가 어깨를 좁혔다. 
두 손을 들어 얼굴을 가렸다.
 그 모든 동작은 아주 천천히 진행되었다. 
힘을 끌어 모으느라 그런 것 같았다.
 조용한 울음소리가 새어나왔다. 


한국 문학이 점점 더 어렵고 무겁게 느껴진다. 
다 읽고 나서도 뭔가 개운치가 않다.
너무 몰입하여 읽어서 그럴까? 
쉼없이 읽어내고나면 진이 다 빠져나간 듯이 피곤하다.
선의 법칙.........
나의 시선이 닿은 곳과 나의시선이 지난 곳. 
나에게로 향하는 선과 나를 빗겨가는 선........
나를 꿰뚫어 버린 선과 나를 묶어버린 선........
거미줄 처럼 얽혀 버린 선들은 나는 어찌할 것인가.........
인연의 시작과 끝이 존재하는 것인지 모르겠다.  


<선의 법칙> 편혜영 2015년 문학동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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